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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무협

악인의 처참한 말로 - 탈혼령(1968)

by 유래유거 2020. 3. 14.

빼앗을 탈(奪), 넋 혼(魂), 방울 령(鈴)

영화의 제목은 주인공이 몸에 지니고 다니는 방울이 달린 팔찌에서 따왔다. 이 방울이 울리면 악당이 한놈씩 죽어 나간다.

3인의 악당 의형제 중 둘째에 해당하는 장발의 주먹코, 극중의 이름은 ‘천라검 엄천벽’이다. 

중국 무협영화사에 수많은 악당들이 주인공의 칼날에 도륙되었지만 이 배우만큼 처참한 표정과 비명으로 그 죽음을 실감나게 연기한 인물도 흔치 않을 것이다. 

참혹한 말로를 맞이하는 악당

이 악당의 마지막 비명은 섬뜩할 정도로 처참하며 남다른 농도를 가지고 있다. 단지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칼질 당한 고통만을 담고 있는게 아니라 지나온 삶에 대한 회한, 잔인하게 살해한 희생자들에 대한 가책, 사후세계에 대한 공포가 담겨 있다.

 

사실 둘째 악당의 죽음이 너무도 강렬해서 가려지긴 했지만 셋째가 죽는 장면도 무척 인상적이다.

셋째 악당은 대나무 숲에서 주인공의 쩌렁쩌렁한 목소리에 둘러 싸인다. 분노와 한이 켜켜히 쌓인 음성은 악당의 공포를 자극한다.  죄 짓고는 못 산다고 언제고 복수의 칼날이 목을 겨눌지 모르는 불안 속에서 이 악당은 근심과 공포 속에 살아온 듯한 표정이다. 

죄 짓고는 못 산다

영화에서 또 주목해야 할 부분은 촬영과 편집기법이다. 촬영감독이나 편집자의 스킬이 비범한 단계에 올라선 듯 문법이 수려하고 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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