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영화의 포스터에는 '대책이 확실히 섰다'라고 하는 문구가 포함되 있는데 뭔가 의미심장하다.
90년대 중반이던가 유선방송을 통해 볼수 있던 영화로 아쉽게도 그 당시 녹화해둔 VHS 테입을 망실하여 현재는 이 영화를 다시볼 방법이 없다.
다만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사이트에서 예고편 영상을 볼 수 있을 뿐이다.
https://www.kmdb.or.kr/vod/vod_basic.asp?pgGubun=04&nation=K&p_dataid=03901#none
아마도 예고편만으로도 이 영화의 기운을 어느정도 감지하리라 여겨지지만 풀버전의 충격에는 감히 비견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것만 알고 넘어가면 될 것 같다.
이 영화는 웃기려고 만들었다고 보기엔 웃을 수 있는 장면이 많지 않다. 그보다는 오히려 망연자실하게 만드는 장면들로 인한 헛웃음이 더 많을 것이다.
전라도 사투리 쓰는 외국인 아가씨의 탱고 춤, 밥주걱과 엿가위의 대결, 내 이름은 소림사로 소개 되면서 통닭을 뜯는 장면, 두꺼비 형제가 '얄밉게 떠난 님아'를 처량하게 부르는 장면 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 코믹시도가 있지만 웃기지 않다.
웃기지 않다고 해서 단순히 유치하다고 치부할 수 있는 성격의 것도 아니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은 나름대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하고 일가를 이룬 분이 아닌가 한다. 웃기려고 했는데 웃음이 안 나는 빈약한 웃음코드일지라도 그것이 농축될 정도로 끈기있게 반복됨으로써 뭔가 무시할 수 없는 내공이 느껴지게 하는 것이다.
최영철 감독의 필모에는 조춘 아저씨가 커다른 의수를 끼고 등장하는 '흑백대권'이란 영화도 있고 '킹콩의 대역습'이란 영화도 있다. 박노식 아저씨의 모습이 보이는 '동경의 호랑이'라는 영화도 보인다. 아마도 이분은 굉장히 남성적이고 선이 굵은 연출에 소박한 유머감각이 융합된 영화를 추구하는 분일 것으로 추측해 본다.
영화사에 이런 영화도 있었다 정도가 아니라 감히 어떤 영화에서도 발견할 수 없는 기괴하고 만화적인 감성의 컬트무비가 우리에게도 있었다라는 평가를 내려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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